제로웨이스트 가게 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망원시장의 '알맹상점'. 용기를 가져가서 내용물만 사올 수 있는, 플라스틱 용기를 원천적으로 발생시키지 않는 소비 방식을 실천하게 해주는 고마운 가게입니다. 제법 화제를 모아 유명인들도 곧잘 이용한다는 풍문도 들려오고, 제 지인들도 이용하고 있는 곳인데요. 저는 애석하게도 이 가게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 살고 있어서 실제로 가본 적이 없습니다.
알맹상점처럼 내용물만 소분해서 사는 상점은 아무래도 집에서 가까워야겠죠? 환경을 위한다고 일부러 먼 거리를 가는 것도 어불성설이고. 우리집에서 가까운 제로웨이스트 가게가 있다면 꼭 찾고 싶지 않으신가요? 또 제로웨이스트는 리필 가게만이 아니라 카페나 식당에도 해당될 수 있지요.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고 운영하는 자영업체가 있다면 꼭 돈쭐을(!) 내주고 싶은데요. 이런 제 마음을 읽은 것처럼 서울시에서는 서울 안의 제로웨이스트 가게를 지도로 안내하고 있었습니다 (링크 참조) 제로웨이스트를 지향하는 리필샵, 식당, 카페, 친환경생필품점을 안내하고 있으니 서울에 거주하고 계신다면 꼭 참고해보시기 바랍니다. 저도 여기서 집근처의 리필샵을 찾았답니다! (행복해!!)
대기업도 참여한다!
최근에는 대기업들도 이런 추세에 참여하기 시작했죠. 얼마 전에는 유한킴벌리에서 테라사이클과 협력해 비닐 쓰레기를 소비자들로부터 모아 받아 기저귀나 캠핑박스로 교환해주는 (그놈의 캠핑박스) 이벤트를 하기도 했구요. 아모레퍼시픽도 리필 스테이션을 운영하며 제로웨이스트 열풍에 동참하고 하고 있습니다. 광교에 있는 아모레퍼시픽 리필 스테이션과 이니스프리 강남점에서 리필용기를 구매해 화장품 리필을 할 수 있습니다. 플라스틱 사용량을 30% 줄인 용기라고는 해도 전용 용기를 사야하는 부분이 약간 마음에 걸리는데요. 한번만 구매하면 계속 새로운 플라스틱 쓰레기를 만들어내지 않고 쓸 수 있으니 아모레퍼시픽 화장품을 즐겨 쓰시고 근처에 사신다면 꼭 이용해보시길 권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해준다면 리필스테이션을 더 많이 세우겠죠? 가능하면 골목마다 있는 아리따움 상점에 리필 코너가 다 생기면 좋겠다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그보다 리필 운운하기 전에 재활용할 수도 없는 샘플지들 좀 그만 만들어 읍읍)
가족들과 함께 살고 있다면...
환경보호를 위해 라이프 스타일을 조절해나갈 때 함께 사는 가족이 있다면 마음 먹은대로 실천해나가기 쉽지 않은 부분이 있지요. 저도 지금은 1인 가구가 아니라 이 부분에서 고민이 많습니다. 뭐 가족들이 따라주지 않는다고 해도 나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라면 최선을 다해 환경친화적인 방법을 적용해나가려고는 하는데요. (내 주변 환경이 따라주지 않는다고 환경 보호를 포기하기에는 지구별의 상태가 너무 좋지 않음) 가족들이 대형마트에서 쇼핑하는 습관이 있다면 서울시에서 시범사업으로 운영중인 '제로마켓'이 있는 곳으로 슬쩍 유도해봅시다. 이번달 말까지 운영하는 '제로마켓'은 홈플러스 월드컵점, 합정점, 신도림점, 서울남현점, 이랜드리테일 NC백화점 강서점, 신구로점, 송파점, GS리테일 더프레시 고덕그라시움점, 명일점, 상계점에서 시범운영(’21.12월~’22년6월) 중에 있습니다. 여타 리필샵처럼 리필이 가능한 제품(세탁세제류, 샴푸류)을 전용 용기 또는 개인 용기에 필요한 만큼 무게를 재서 판매하고 있으며, 천연수세미, 대나무 칫솔, 샴푸바 등 제로웨이스트 대표 상품과 배쓰 밤 등 뷰티용품과 유기농 양말·수건 등 일상생활 전반에 걸친 다양한 제품군을 팔고 있으니 가족들에게 제로웨이스트 소비 방식을 소개시켜주기에 적합할 듯합니다.
제로웨이스트 사업은 계속된다.
이번달까지만 운영되어서 아쉬운 제로마켓으로 그치지 않고 서울시는 앞으로도 제로마켓 관련 시범사업을 늘려간다고 해요. △매장 내 제로마켓 코너 개설 등 일반매장의 제로마켓 전환 지원, △아파트 장터, 교회 등에 ‘찾아가는 제로마켓’ 운영, △지하철 역사 내 빈 상가를 활용해 접근성을 높인 제로마켓 조성 등 각 지역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형태의 제로마켓을 100개소까지 확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지하철 역사 내 제로마켓 정말 기대되네요. 이런 노력들을 계속해 26년까지 서울시내 제로마켓을 1,000개소까지 확대하여 불필요한 포장폐기물을 줄이는 친환경 소비문화가 확산 및 정착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하니 기대가 큽니다. 서울시에 관한 소개만 해드려 죄송하지만 서울시가 잘 해내면 다른 지역에서도 운영되는 경향이 있으니 서울시에 사는 소에라 가족들의 많은 응원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유관부서: 서울시 자원순환과)
세상은 우리들의 의지에 맞추어 변화해간다.
쓰레기 분리수거를 넘어서서 쓰레기 자체를, 특히 플라스틱 쓰레기를 덜 만들어내고 싶다는 의지들이 모여 리필샵이 되고, 제로웨이스트 샵이 되고, 급기야 시청 레벨에서 시범사업이 운영되는 현실이 기껍습니다. 역시 사람의 의지에는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힘이 있구나 싶어지구요.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공부하면 할수록 내심 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생기고 생활 속에서도 생각만큼 철저히 친환경적으로 살지 못하는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만... 이렇게 사람의 의지가 현실을 조금씩 변화시키는 걸 보면서 저도 꺾이지 않고 거북이 걸음으로라도 함께 해야지 싶어지는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뉴스레터도 더 열심히! 더 재미있게 써야지! 생각해봅니다. 소에라 가족 여러분도 매일의 일상 속에서 작은 것 하나라도 실천하실 수 있는 의지가 꾸준히 솟아나기를 바라겠습니다.
:: 소에라 추천 코너 ::
이 코너에서는 매주 하나씩 환경과 관계된 책이나 다큐멘터리, 뉴스레터 등을 소개합니다. 설문조사를 통해 추천을 받고 있으니 좋은 정보를 알고 계시면 망설이지 말고 공유해주세요. 모두의 정보를 모아 더욱 활발한 환경 보호 커뮤니티로 성장해나가봅시다.
이번주에 소개드리는 건 서울새활용플라자입니다. 재활용이 아니라 '새활용' 플라자라는 점! 업사이클링을 테마로 한 공공 시설인데요. 성동구 장안평에 2017년에 개관했습니다. 저는 이제서야 그 존재를 알았네요. 이미 만들어진 쓰레기, 아직 많이 생산되는 쓰레기 자원들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실험을 하는 공간이라고 보면 될까요? 업사이클링 업체들이 많이 입점해있다고 해서 조만간 한번 방문해보려고 합니다. 여러분들도 나들이 겸 방문해보시면 어떨까요? 이런 기관들은 방문객 수가 성과가 되기 때문에 방문해주는 것 자체가 관심을 표현하는 방법이 됩니다. 내 세금 이런데 써주다니 아주 기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