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이 인간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세 가지를 의식주라고 하죠. 오늘은 그 중 '의' 즉, 옷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환경에 대해 공부하면서 개인적으로 제일 놀란 부분이 옷으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였어요. 패스트 패션의 출현으로 사람들은 2000년에 비해 60% 이상 더 많은 옷을 구매한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옷을 소유하는 기간은 절반 정도로 짧아졌구요. 그 결과 당연하게도 옷 쓰레기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단순히 쓰레기가 되는 문제를 넘어서서 대부분의 옷이 화학섬유라서 생기는 문제도 있습니다. 바로 미세플라스틱. 합성섬유를 세탁하면 미세플라스틱이 발생해 하수구로 흘러들어가게 되는데 세계자연보호연맹에 따르면 전 세계 미세플라스틱 오염의 35%가 합성섬유 제품을 세탁하는 과정에서 나왔을 거라고 추산된다고 해요...
일단은 미세플라스틱 줄이기
일단 최대한 천연섬유 옷을 입는게 좋겠어요. 대표적으로 면 같은 거 말이죠. 물론 면은 목화를 재배하는데 엄청난 농약을 써서 환경오염을 일으킨다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되도록 유기농 면을 사용한 옷을 입으면 여러모로 환경에 도움이 될 거 같습니다.
그렇다고 이미 가지고 있는 합성섬유 옷을 싹 추려내 버린다면 그 자체로 쓰레기 문제가 되기도 하고 남는 옷이 얼마 되지 않아 또 문제가 될 거에요. 그럼 세탁할 때마다 미세플라스틱이 팍팍 생긴다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좋나.
이걸 고민하고 연구한 사람들이 있더라구요. 아직 국내에서는 상용화되지 않았지만 환경에 뜻을 둔 사람들은‘구피프렌즈(Guppy Friend)’라는 세탁 망이나 산호의 기능을 닮게 만든 ‘코라볼(Cora Bal)’,세탁기에 직접 설치하는 ‘플래닛케어(Planet Care)’ 같은 필터를 직구해서 쓰기도 한다고 합니다. (전부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지 않음) 알맹상점에서 레오랩LEOLAB 36536.5 과 함께 미세플라스틱을 걸러낼 수 있는 세탁망을 개발했다는 소식도 있는데요. 아직 상시판매는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어쨌든 이런 미세플라스틱을 걸러주는 상품을 구매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최대한 섬유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덜 나오도록 모아서 빨고, 액체 세제를 쓰고, 탈수를 심하게 돌리지 않고, 세탁/건조 후 거름망에 모인 섬유 찌꺼기를 하수구로 흘려보내지 않는 등의 노력을 해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합성섬유 옷을 안 입는게 제일 좋긴 하지만요.
최선책은 이미 가진 옷 잘 입기
옷 쓰레기 문제도 심각하다고 했는데 우리가 의류로 분리해서 버리는 헌옷수거함의 옷들도 결국 후진국으로 수출되어 현지에서 쓰레기가 될 뿐, 대부분이 우리가 상상하는대로 재사용되지는 않는다고 해요. 그러니 옷 쓰레기를 최대한 안 만드는게 상책입니다. 그러려면 자기가 가진 옷들을 잘 활용해서 입고, 수명을 길게 유지할 수 있게 자주 보수하고 수선해서 입어야겠지요.
저는 예전부터 절약의 차원에서 있는 옷을 최대한 오래 잘 입는 방법을 연구해왔는데요. 가장 좋은 방법은 실력 있는 수선집과 가까이 지내는 겁니다. 낡아진 옷을 고쳐입을 수 있는 건 물론이고, 체형이 바뀌어 안 맞게 된 옷도 수선실과 함께라면 좀 더 오래 잘 입을 수 있지요.
또 튼튼하고 모양이 잘 잡혀있는 옷걸이를 사용해서 옷 모양이 상하지 않도록 보관하면 옷 수명이 길어집니다.
의류용 브러시를 사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저는 돈모로 된 의류용 브러시를 가지고 있는데 니트나 코트처럼 번번이 빨기 어려운 옷들을 빗어주면 먼지도 떨어지고 섬유결이 단정하게 정돈되어 오래된 옷도 새로 산 것처럼 아름답게 입을 수 있습니다.
이런 노력들이 계속되면 새 옷을 살 일도 줄어들어 절약도 되고, 의류 쓰레기도 발생하지 않게 되어 환경에도 좋답니다.
드라이클리닝 피하기
드라이클리닝은 화학약품을 사용해서 환경 오염 문제를 일으키지요. 그래서 가능하면 드라이클리닝이 필요한 옷을 사지 않는 것이 좋고, 만약에 필요한 옷이 있다고 하면 스타일러나 에어드레서 같은 의류관리기를 활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저는 부모님댁에 스타일러가 있어서 드라이클리닝이 필요한 옷들을 가져가서 관리하곤 하는데요. 전기는 사용하지만 화학약품은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드라이클리닝보다 친환경적입니다.
의류관리기를 사용할 수 없는 환경이라면 건조기에 의류와 얼음 몇 조각을 같이 넣어 돌려도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해요. 건조기도 없다면 수증기 가득한 욕실에 옷을 걸어두거나 하는 방법도 있지요. 정 안 되면 환기가 잘 되는 곳에 걸어두기만 해도 안 하는 것보다는 훨씬 오래 드라이클리닝 없이 버틸 수 있습니다.
빈티지와 친해지기🧥
이미 필요 이상의 옷을 생산해내고 있는 의류브랜드들을 돕고 싶지 않다면 빈티지 가게를 가까이하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거기서 합성섬유가 아닌 천연소재의 옷을 고른다면 더욱 좋겠지요. 최근에는 재미난 빈티지샵들이 참 많은데요. 비바무역 같은 대규모 창고형 빈티지 스토어도 있고 (200평!), 브이룩 같은 빈티지/세컨핸드 패션소품 플랫폼 앱도 있습니다. 개인이 운영하는 빈티지 샵들도 온오프라인으로 은근히 많이 있어 잘 찾아보면 자기와 맞는 가게를 만날 수 있을 거에요. 한번 빠지면 빈티지 쇼핑처럼 재미난 게 없죠 😘